조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재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의 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떠오르면서 미국 대선이 새로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 11월로 다가온 선거가 올드보이들 간의 ‘리턴매치’가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젊은 도전자에게 맞서는 ‘방어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정치 전문 매체 더힐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늦어도 2월 중순 전에 재선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들은 올해 새해 국정연설 시점을 전후로 출마 선언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으로 굳어가는 반면 공화당의 차기 주자는 지난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요동치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 부진 책임론에 이어 1·6 의회 폭동 조장, 백악관 기밀 유출 등 각종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며 입지가 크게 좁아지는 데 따른 것이다.
그사이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 내 차기 주자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그는 이미 중간선거 당시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20%에 가까운 격차로 민주당 후보를 제치며 대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힐은 “디샌티스가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제친다면 바이든에게는 매우 다른 도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일 발표된 마르케트대 로스쿨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10%나 앞선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와는 각각 42%로 동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디샌티스 주지사의 대선 경쟁력이 높으며 그가 후보가 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임이 예고된 것이다.
특히 디샌티스 주지사가 주목을 받을수록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80세를 넘긴 바이든 대통령이 76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44세의 디샌티스 주지사와 맞붙는 것은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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