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부부의 노후 적정 생활비는 월 277만원 수준으로 4년 전에 비해 34만원 늘었다. 중고령자가 스스로 생각하는 ‘노인’의 나이는 69.4세였다. 법적 노인연령인 65세보다 4살 이상 높았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담은 ‘제9차(2021년도)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8월 1일~11월 23일 전국 50세 이상 4024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령자가 인식하는 노후가 시작되는 나이는 69.4세였다. 이는 60대까지는 스스로 노인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비율이 높으나, 70대부터는 대부분 노인이라고 인식한다는 뜻이다. 2018년 조사 보고서에서는 68.5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0.9세 늦어졌다.
올해 기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4세이고 2033년에는 65세가 된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이전보다 늦춰지는 추세 속에서 국민이 실제 인식하는 노후시기가 연급 수급 개시시점의 공백이 4년 이상 생기는 셈이다.
노후가 시작된다고 인식하는 계기는 응답자의 62%가 ‘기력이 떨어지는 시기’를, 21.2%는 ‘근로활동 중단(21.2%)’을 꼽았다.
노후에 평범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적정 생활비는 부부 기준 월평균 277만원, 개인은 177만3000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 거주자의 경우 적정 생활비는 부부 330만1000원, 개인 205만3000원이라고 봤다.
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 없는 상태임을 전제로 하며, 적정 생활비는 표준적인 생활을 하기에 흡족한 정도의 비용을 뜻한다.
적정 생활비 이하로 의식주 해결 등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생활비는 부부 기준 198만7000원, 개인 124만3000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58만원 수준으로 부부가 매달 116만원 정도를 받는다. 이는 국민연금이 최소 생활비의 6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국민연금만으로는 최소한의 생활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필요로 하는 생활비는 학력이 높을수록, 취업을 한 상태일수록, 대도시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자신이 현재 노인이라고 응답한 중고령자들의 일반적인 생활비 마련 방법은 기초연금(다중응답 25.6%), 자식 또는 친척에게 받는 생활비·용돈(19.4%), 국민연금(15.2%), 배우자의 소득(11.0%), 적금·예금(10.2%) 등이다.
주관적으로 자신이 아직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중고령자의 노후 대비 경제적 준비는 공적연금(41.7%)이 가장 많았고, 예금·적금·저축성 보험(32.9%), 부동산 운용(10.7%) 등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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