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시장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년 미술시장 규모 추산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내 미술시장(미술품 유통액) 규모는 1조 377억 원을 달성해 전년대비 37.2% 성장했다. 분야별로는 아트페어와 화랑의 매출액이 증가했고,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감소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는 아트페어로, 매출액은 지난해 3,020억 원으로 전년대비 59.8% 성장했다. 문체부는 “아트페어 방문객 수가 작년 한 해 87만 5000 명으로 13.1% 증가한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결과에는 지난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와 공동으로 개최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의 매출액 중 ‘프리즈’의 매출액은 판매액이 공개되지 않아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화랑을 통한 판매액 역시 작년 5,022억 원으로 전년대비 59.8%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경매를 통한 판매액은 2,335억 원으로 전년대비 30.9%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하반기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산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미술시장의 주요 유통 경로인 경매, 아트페어의 매출액을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화랑의 매출액을 예측한 것이다. 문체부는 해마다 실시하고 있는 미술시장 실태조사를 통해 유통처 간 중복 매출액, 이번 결산에 포함되지 않은 매출액 등을 파악해 이 결과를 보완할 예정이다.
따라서 ‘첫 1조원 돌파’ 기록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해 초 발표한 2021년 미술시장 추산액은 9157억원이었지만, 지난 연말 발표한 확정액은 7653억원이었다. .
문체부는 이번 시장규모 추산 결과를 새해 미술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 성장세가 높고 구매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미술 향유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국내 아트페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진작가 또는 중견작가, 화랑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아트페어 참가와 기획전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미술시장이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법·제도 기반이 부족해 정책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미술진흥법’이 조속히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