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센서를 탑재한 인공수정체를 눈 속에 삽입해 알츠하이머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용우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와 이형근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연구팀, 한국기계연구원 나노공정 연구실과 함께 백내장 등 노인성 안질환 뿐 아니라 각종 신경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인공수정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눈 속 수정체는 카메라의 렌즈처럼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아 초점을 맞추고 망막에 전달하는 조직이다. 연구팀은 뇌와 직접 연결돼 있으면서 그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의 특성에 착안해 수년간 연구를 이어오던 중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고안했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백내장을 치료할 때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처럼 진단센싱 능력을 갖춘 인공수정체를 안구에 장착해 뇌 등 중추신경계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백내장 수술이 국내 연평균 수술건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오랜 경험이 축적되고 안전성을 검증받은 만큼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사람의 안구 세포와 돼지 안구에 대한 실험은 물론 살아있는 토끼를 이용한 전임상 생체내실험까지 거치며 생체 적합성, 안정성, 바이오마커 검출 능력을 모두 확인했다. 현재 스마트 인공수정체 관련 기술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하고, 인공수정체 제조회사인 고려아이텍과 상용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 인공수정체를 이용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바이오소재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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