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정규직·비정규직 월급차 2배…"임금 유연성 높이고 기득권 깨야"

[최대 난제 '이중구조' 개선 해법]

시장경제 원리만으로는 해결 못해

정부가 나서 임금 결정기준 손봐야

대우조선 '상생협의체' 모델도 주목

이정식(왼쪽 두 번째)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해 7월 19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파업 현장에서 김형수(〃 세 번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노동 개혁의 최대 난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간 임금, 고용 안정성이 큰 격차를 보이는 구조가 소득 불평등을 초래하고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고질병이 되면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장경제 원리만으로는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임금 결정 기준을 개편하는 등 직접 나서 구조적 요인을 제거하고 강력하게 형성된 대기업 정규직 기득권을 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하청 파업 사태 이후 출범한 ‘상생협의체’와 같은 모델도 원·하청 이중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2022년 8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48만 원,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시간제 근로자 포함)은 188만 1000원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 차이는 159만 9000원에 달한다.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역대 최대 폭이다. 복지와 상여금 비율 등도 2배 이상 차이 난다.



최영기 한림대 객원교수(전 노동연구원장)는 “한국 노동시장은 이중구조가 너무 심하다”며 “고용이 안정돼 있고 연공주의(호봉제)의 혜택을 받는 인사이더들이 보호막을 유지하는 한 비정규직·하청·여성·청년은 불공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시장 매커니즘에 직접 손을 대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동시장의 핵심 매커니즘인 ‘임금 결정 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얘기다. 최 교수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기업 규모, 남녀 임금 격차는 시장 매커니즘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며 “정부의 정책적 개입으로 이중구조 경향을 완화하고 개선하는 쪽으로 물꼬를 돌려놓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직업, 직무 특성, 성과, 훈련 결과 등을 살펴 임금을 결정하도록 해줘야 시장 매커니즘이 왜곡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길상 한국기술교육대 명예교수 역시 구조적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원·하청 근로자 간 임금 격차 확대를 초래하는 구조적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며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비정규직 남용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임금과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높여 노동시장 경직성 때문에 비정규직을 남용하는 요인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상시·지속 업무,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핵심 업무에 대해서는 직접 고용 원칙을 관행화해야 한다”며 “일시적·간헐적 업무는 비정규직을 활용하되 비정규직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상층부인 대기업 정규직의 기득권을 깨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조언이다. 김희성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강원대 교수)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이 강력한 노조를 통해 과도한 근로조건을 관철시키려 행사하는 파업 남용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대항 수단이 없다”며 “정규직의 고용 경직성, 즉 정규직 과보호 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 하청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조선업 상생협의체와 같은 모델도 원·하청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해법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선업 상생협의체는 앞으로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 체결과 이행을 위한 협의 기구로 주요 조선 5사 원청·협력사가 참여했다. 협의체는 내년 2월까지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