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에서 한 시민이 성적 취향이 아닌 양육권 분쟁을 위해 성별을 여성으로 전환하면서 성소수자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과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남부 아수아이주 쿠엥카에 사는 레네 살리나스 라모스(47) 씨는 지난주 자신의 법률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
두 딸의 아버지였던 그는 현지 매체 등 인터뷰에서 "성적 취향과는 아무 관련 없는, 오로지 양육권 분쟁에서 법적 선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콰도르에서는 범죄 가해 여부 등 극히 일부 사례를 제외하곤 양육권의 우선순위가 생모에게 있다.
살리나스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그는 두 딸을 아주 가끔만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양육과 관련한 제도에서는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낙인찍어 부모가 될 권리를 빼앗고 있다"며 법체계가 '엄마'가 되기를 강요한다고 역설했다.
살라나스 씨는 "보살핌은 여성의 손에 맡겨져야 한다는 당국과의 분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둘째 딸에게는 학대 피해 정황까지 있다며, 자신의 결정을 딸들에 대한 사랑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별 전환은 "(내) 성적 취향과는 아무 관련 없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에콰도르 성 소수자(LGBTIQ) 단체에서는 다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단체는 성명을 통해 "눈에 띄게 시스젠더(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인 사람이 성별 변경을 쉽게 통과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지적했다.
다른 단체는 "성전환 관련 규정은 특정 사건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적 기준에 근거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자녀 양육권만을 위한 성별 변경을 허용한 당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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