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추자도 부속 섬인 청도에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흑염소 떼가 출몰해 3년 만에 소탕 작전이 벌어진다.
지난 3일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영산환경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제주시 추자면 신양리 청도에서 흑염소 30여마리가 확인됐다.
청도는 추자도에서 배편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무인도로 지형·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3년 ‘특정도서’로 인정됐다. 특정도서로 지정되면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각종 개발행위는 물론 가축 방목, 야생동물의 포획·반입, 야생식물 채취 등이 금지된다.
청도에서 흑염소 떼가 처음 발견 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흑염소는 식물을 있는 대로 먹어 치우는 식성 때문에 ‘생태계 교란종’으로 꼽힌다. 청도뿐 아니라 특정도서에 있는 희귀식물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자연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정도서로 지정될 당시까지만 해도 청도엔 흑염소가 서식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사육을 위해 청도에 몰래 반입한 것이 급속도로 번식해 2008년 개체 수가 80여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그해 엽사를 동원해 대대적인 흑염소 소탕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흑염소 떼가 발견됐고 2012년, 2020년에도 포획과 사살이 이뤄졌다.
영산환경청은 이번에 발견된 흑염소 떼가 2020년 소탕 작전 때 미처 포획·사살되지 못한 개체가 번식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영산환경청은 오는 4~5월께 드론을 우선으로 활용해 흑염소 소탕 작전을 벌인다. 다만 절벽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워 포획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우려될 경우 총기를 동원해 사살이 진행된다.
현장에서 총으로 사살된 흑염소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처리한다. 생포한 개체는 면사무소가 넘겨받는데, 이를 처분해 얻은 이익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에 사용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