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리조트 낙찰자 결정 전에 강원도와 KH그룹이 추가 투자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양측이 KH그룹의 알펜시아 낙찰을 전제로 ‘사전 교감’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라 검찰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는 KH그룹의 알펜시아 인수가 확정된 직후인 2021년 6월 24일 강원도청에서 입찰 결과 발표와 함께 양도 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알펜시아 매각이 성공했다며 KH그룹이 인수자이고 인수 금액은 7100억 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특히 “KH그룹은 알펜시아 내부와 주변을 국제평화도시로 개발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추가 투자 금액으로 1조 원을 제시했다. 이어 “KH그룹이 주변 유휴 부지 약 35만 평을 추가 매입·개발할 예정”이라며 강원도·강원도개발공사가 전담 조직을 설립해 인허가 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국제평화도시 개발 계획이 알펜시아리조트 공개 매각과는 무관하게 강원도가 추진하던 정책 사안이라는 점이다. 주변 유휴 부지를 추가로 매각해 개발하거나 1조 원의 추가 투자 계획 역시 알펜시아 인수와는 별개로 논의할 부분이었다. 최 전 시장 측은 알펜시아 인수 의지를 보인 기업들에 ‘세일즈’하는 과정에서 추가 개발 여지가 있다는 점을 홍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강원도가 알펜시아 인수를 전제로 KH그룹과 부대 조건, 투자 대상 등을 사전 조율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당시 최 전 지사의 발언이 투자 대상, 운영 계획, 자금 규모 등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한 만큼 양측 사이에 ‘수상한 거래’가 있었는지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알펜시아 공개 매각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시스템을 통해 일반 경쟁입찰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고액 낙찰을 조건으로 진행한 공개 매각과 직접 관련 없는 추가 개발계획 등이 사전에 논의돼 입찰 공정성을 훼손할 정도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