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나문희 “나라 위해 죽으라는 어머니, 실감 안났지만 열심히 연기했죠"

뮤지컬 영화 '영웅' 안중근 의사 어머니 조마리아役

아들에 줄 수의 만들며 노래

음정보다 가사·감정에 집중

딸들도 영화 보며 펑펑 울어

영화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연기한 배우 나문희. 사진 제공=CJ ENM




뮤지컬 영화 ‘영웅’을 본 관객들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연기한 배우 나문희(81)가 노래하는 장면에서 대부분 눈물을 흘렸다고 말한다. 조마리아는 아들에게 ‘대의를 위해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라고 편지를 보내는 강한 인물이면서도 아들에게 보낼 수의를 만들던 중 애끓는 마음에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를 울며 부르는데, 관객들도 따라 운다. 여기서 ‘도마’는 안중근의 천주교 세례명인 ‘토마스’를 음차해서 부른 이름이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문희는 울부짖듯 노래해서 감정적으로 크게 다가왔다는 기자의 말에 “그렇죠? 저도 그랬다”고 맞장구치듯 말했다. 극중에서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노래하는데, 음정을 맞춰야 한다기보다는 가사와 감정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고.

영화 ‘영웅’에서 조마리아가 아들 안중근에게 나라를 위해 죽으라는 편지를 쓰는 장면. 사진 제공=CJ ENM


촬영장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며 연기하는 일, 게다가 연기하는 배역이 실존인물이라는 점은 오랜 경력의 베테랑에게도 부담이었을 터. 심지어 일부 장면은 재촬영까지 했다. 하지만 나문희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연기자는 시키면 하는 것”이라며 “피아노를 전공한 큰딸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노래를 연습했다”고 말했다. 딸들도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전했다.

더 쉽지 않았던 지점은 아들에게 나라를 위해 죽으라고 이야기하는 조마리아라는 인물 자체였다. “사실이라는 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는 그는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어렵지 않나. 아들이 죽은 뒤 여생을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 실천을 “나의 연기로 어렵지만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도 덧붙였다.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그 엄마니까 그 아들이 나왔겠지. 그 시대에나 나올 수 있는 인물이지 현실감은 안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나문희는 작년 가을 틱톡커로 데뷔할 정도로 새로운 도전에 거리낌이 없다. 사진 제공=CJ ENM


그는 80대 고령에도, 이번에 영화 ‘영웅’에 출연했던 것처럼 새로운 도전에 거리낌이 없다. 작년 가을부터는 쇼트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도 등장했으며, 제로투 댄스를 추는 영상은 조회수 200만건을 넘겼다. 처음엔 망설였지만 매니저의 권유로 시작했다는 나문희는 “매일 움직일 수 있고, 젊은 감각도 많이 익히게도 되니 잘 시작했구나 싶다”며 “너무 뻔한 건 하기 싫지만 새로운 일이면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지난 1961년 성우로 데뷔한 이래 올해로 연기 경력 62년차인 나문희는 “현장에 가면 아직도 철없이 신난다”고 말한다. 연기 자체가 즐겁지는 않지만, 좋아하기 때문에 오래 일할 수 있는 것 같다는 그는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자 “평소 생활을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답을 했다.

그러면서 “버스를 타야 할 때 버스 타고, 시장에 가야 할 때 시장에 가는 것도 배우 나문희가 현실을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며 “대중이 알아보는 부담은 있지만,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