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전에 참전해 25명을 사살했다고 밝힌 영국 해리 왕자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해리 왕자가 이를 ‘체스판’에 비유해 참전 군인들도 그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을 통해 아프간전에서 아파치 헬기를 몰고 25명을 사살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군 전문가들은 해리 왕자가 탈레반이나 추종 세력의 보복심을 자극해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안보 우려를 표했다.
해리 왕자는 아프간전을 체스판에서 말을 없애는 것과 같았다고 묘사했다. 또한 나쁜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을 죽이기 전에 먼저 제거된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아프간전 사령관을 지낸 리처드 켐프 전 대령은 6일(현지시간) BBC에 "해리 왕자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며 “군이 탈레반 전사를 인간 이하 존재나 쓰러뜨릴 체스 말로 봤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국군은 그렇게 훈련하지 않는다”며 “그의 발언은 오해를 일으키는 한편, 적들의 선전에 이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팀 콜린스 전 대령도 “해리 왕자가 친가족을 버린 뒤 자신의 다른 가족인 군에게도 등을 돌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방전문매체 ‘포시즈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총 개머리판에 숫자를 기록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 합법 정부와 국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간 것이지 사람을 죽이러 간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탈레반은 전쟁범죄를 인정한 해리 왕자를 국제법정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지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경찰 대변인은 성명에서 “범죄를 자랑스럽게 고백한 해리 왕자를 늘 기억할 것”이라며 “아프간인들은 무고한 국민을 죽인 것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범죄는 언젠가 국제법정에 회부될 것이며 해리 왕자와 같이 범죄를 자랑스럽게 자백한 범죄자는 국제사회가 보는 가운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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