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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연착륙 자신했지만…서머스 "3高 고착" 퍼먼 "침체 온다"

■2023 전미경제학회

연준 관계자들 "침체 없다" 일축에

보스틱 총재도 "물가 정점 넘겼다"

로머 교수 "인플레 전망 겸손해야"

퍼먼 교수 올 얕은 경기침체 예상

"침체 와도 이번엔 재정확대 없을것"


경제학자들의 향연인 전미경제학회(AEA) 2023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구조적 변곡점을 맞았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더 많은 경제적 변동성을 예측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의 경제 방향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게 갈렸다. 미국이 침체에 접어들 것인지부터 인플레이션 향방에 대한 논쟁, 미국 경제의 취약점과 과제에 대한 분석들이 다양하게 쏟아졌다.

전미경제학회 2023 참석자들이 크리스틴 포브스 MIT 교수의 화상 발표를 듣고 있다.




AEA에 참석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미국 경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일(현지 시간) 세션에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로 제시했다. 세계 주요 기관들이 올해 미국 성장률을 -0.4~1.0% 사이로 전망한 점을 고려할 때 낙관적인 예측치를 제시한 그는 “침체는 나의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애틀랜타 연은이 각각 다른 방법으로 측정하는 9개의 물가 지표 중 7개에서 둔화 또는 하락세가 시작됐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넘겼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2021년부터 이어진 물가 인상기에서 연준 관계자가 물가 정점이 지났다고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세션 후 서울경제와 만난 자리에서도 월가가 침체 우려로 연내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를 예상하는 상황과 관련해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시각 차이가 있다. (월가는) 마치 연준이 긴축 종료 지점까지 한 번에 점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긴축 완화 시점에 대한 내 생각은 그들과 멀다”며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서울경제와 만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2월 고용보고서를 언급하며 “실업률이 3.5%로 떨어졌고 일자리는 22만 3000개나 증가했다. 노동 관련 비용이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는데 노동시장은 견고하다(robust)”면서 “침체가 없다는 관측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정책이 먹히면서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 것으로 봤다.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서라도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반면 데이비드 로머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데 신중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른다(We don't know)”라며 과거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틀렸던 사례를 소개했다. 연준은 2020년 12월 전망에서 2022년 근원 PCE를 1.9%로 전망했지만 지난해 11월 미국의 근원 PCE는 4.7% 수준이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올해는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이라면서 “침체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중상위 소득층의 가계소득이 호조인 데다 경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다는 것이 퍼먼 교수의 분석이다. 퍼먼 교수는 “이번 침체에 정부는 재정을 확대하지 않을 것이고 연준도 금리를 ‘제로’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소외 계층의 영양이나 실업보험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현재의 미국 경제를 주도하는 주체가 연준이 아니라 정부여야 한다고 봤다. 보육 및 가족 정책 확대로 여성 노동력을 확보하고 임금 상승, 이민법 개혁을 통해 노동 공급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린에너지와 식품 생산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런 정책들을 시행해두면 당장 지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제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완화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미지의 방식으로 향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크리스틴 포브스 MIT 교수는 “통화 정책의 확장은 또 다른 버블을 만드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낳거나 또는 생산성과 잠재 성장률을 낮추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연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 교수는 세계화 기조가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를 ‘테일리스크(Tail risk)’로 규정했다. 테일리스크는 일어날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실제 발생하면 충격을 몰고 오는 리스크를 일컫는다. 그는 “세계화는 여전히 긴장을 유지한 채 생존하고 있지만 테일리스크가 깨어나 그 생명력을 없애버리는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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