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민주당이 ‘야당 탄압’ 프레임으로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7일 광주시당 초청 특강에서 “지금은 일치단결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싸워 이겨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진실 규명 차원이 아닌 정치적 게임으로 규정한 셈이다. 임선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 회피제와 실명 공개제 도입을 주장하며 검찰을 공격했다. 이 대표는 설 연휴 직전에 신년 회견을 갖고 여권을 겨냥하는 메시지를 쏟아내며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은 6일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1월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하는 한편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는 당당히 검찰에 출석해 입장을 말씀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임하겠다면서 임시국회를 밀어붙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두산건설 등으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의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검찰 소환 뒤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 이 때 국회가 열려 있지 않으면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 대표는 구속된다.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의원이 국회의 체포 동의안 부결로 구속을 모면한 것과 다른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민주당은 ‘임시국회 강행은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방탄당’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민심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민주당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 등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에서 손을 뗄 때가 됐다. 그 대신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가 연장 근로제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 상향 등을 위한 경제 살리기 입법에 적극 협력해 일하는 정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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