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과 전셋값 통계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은 정부의 공식 통계 기관인 한국부동산원과 민간의 부동산 통계 차이가 특정 시점에 크게 벌어졌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원 조사원들이 입력한 주간 서울 아파트 값 수치와 이를 종합·집계한 수치 간 차이가 비정상적으로 크다고 판단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원은 “실거래가 외에도 호가, 시장 분위기 등까지 종합해 집계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통계 조작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민간 기관인 KB부동산의 통계와 비교해보니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두 기관의 매매·전세가 상승률 격차가 이례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전(前) 정부 시절 통계를 유리하도록 주물렀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내세우며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뒤 취업자 증가 폭이 곤두박질치고 하위 20% 계층의 근로소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자 기준과 계산법을 바꾼 통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말을 잘 듣지 않는 통계청장을 정권에 협조적인 인물로 갈아치우기도 했다. 탈(脫)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려고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을 억지로 축소하게 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념 편향적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국가 통계를 왜곡해 실책을 감추려 한 것이다.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집권 시절의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사과 한마디도 없다. 그 대신에 통계 조작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 관계자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렇게 감사원을 겁박한다고 해서 의혹을 덮을 수는 없다. 통계 조작은 관련 정책과 연구를 왜곡시켜 결국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국기 문란 범죄다. 오죽했으면 통계청장 출신의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통계 기관의 중립성·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통계 조작 방지법까지 발의했겠는가. 감사원과 검찰 등은 국가 통계 조작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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