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 메디프론(065650)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알츠하이머 신약 가속승인 결정 소식에 힘입어 상한가로 직행했다. 치매 진단기술 및 관련 신약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인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일제히 상승 기류를 타면서 들썩였다.
9일 오후 12시 30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메디프론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30.0% 오른 1625원에 거래 중이다. 장초반 강세를 보이다 주가 상승폭을 키우며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거래량은 1000만 주에 육박했다.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이 지난 6일(현지시간) FDA 가속승인을 받은 점이 매수세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FDA 가속승인은 위험한 질병 치료를 위해 임상 2·3상 단계의 신약후보물질을 신속하게 도입하는 제도다. 특정 조건에서 투약하다가 추가 임상 데이터가 확보되면 정식으로 승인된다. FDA는 레카네맙에 대해 “알츠하이머의 증상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질병 기전을 타깃으로 영향을 미치는 최신 치료법”이라고 평가하며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 대한 사용 허가를 내줬다. 특히 전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력 저하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치매 치료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지난 2021년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해 FDA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은 약효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다 최근 FDA 심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에자이는 미국에 이어 중국·유럽·일본 등에서도 곧바로 품목 허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메디프론의 전신은 1997년 설립된 명진아트다. 이후 최대주주 및 상호변경 등의 과정을 거쳐 메디프론디비티로 상호를 변경했다. 게이밍 휠 등으로 특화한 유통사업, 포탈사이트 등에 컨텐츠를 제공하는 IT사업과 함께 치매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메디프론은 FDA 허가를 받은 아두카누맙, 레카네맙과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를 타깃하는 기전의 알츠하이머 신약 관련 1상 임상 외에도 다양한 기전의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0년에는 독일 그루덴탈제약 및 로슈와 RAGE 차단 기전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기술로 총 2억 90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대표 치매 개발 기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2016년부터 전임상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퀀타매트릭스와 치매 조기진단 기술을 공동개발해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고, 신의료기술 인증평가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정식허가된 약물이 없었던 알츠하이머 치매 분야에 신약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치매 진단제품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덩달아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 키트를 출시한 피플바이오(304840)(4.1%), 도네페질 성분의 필름형 치매치료제 '뉴토인'을 판매하는 아이큐어(175250)(4.4%), 국내 최초로 리바스티그민 성분의 패치형 치매치료제 '원드론'을 개발해 판매 중인 SK케미칼(285130)(2.9%) 등이 관련 기업으로 꼽힌다. 비상장사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인 아리바이오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고성장세를 거듭하면서 2024년 1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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