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에 빌라 수백 채를 소유하고 제주에서 사망한 일명 ‘빌라왕’ 정모씨의 배후를 입건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사망한 임대인(정씨) 관련 배후가 확인이 됐다고 보고 받았다”라며 “그 같은 유사사례가 충분히 더 있을 것으로 판단 돼 그런 부분까지 밝혀내는 수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2021년 7월 사망한 40대 정씨 배후에 대한 신병확보를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빌라왕들은 조금씩 다 위상이 다른데 말그대로 바지에 가까운 경우도 있고 본인이 주체인 경우도 있는데 정씨의 경우 조금 더 바지에 가깝다”며 “분양컨설팅 업체가 실질적인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 1일까지 무자본 갭투자를 포함해 총 399건, 884명을 검거했고 그중에 83명을 구속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3400여채를 보유한 임대인 관련 사건과 관련 5명을 구속했다. 서울청과 광주청도 각각 400채, 600여채 보유한 임대업자 3명을 구속했다.
윤 청장은 최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전장연 시위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불편 목소리가 높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오는 20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에서 좋은 해결책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유사 사례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법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6일 ‘전장연 상황 현장 조치 강화 방안’ 회의를 통해 불법행위자 현행범 체포 등 강경대응기조로 방향을 잡았다.
윤 청장은 중국 비밀경찰서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 대표의 ‘서울 강서경찰서 협조 주장’에 대해 “강서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유학생의 귀국을 도왔다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이를 일축했다. 앞서 중국 비밀경찰 의혹을 받는 중식당 ‘동방명주’ 왕해군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유학생이 길에서 정신질환 문제가 발생했는데 서울 강서경찰서와 서울화조센터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그는 다음달 진행되는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과 관련 검사출신 등 외부 인사 선발 주장에 대해 말을 아꼈다. 윤 청장은 "전국의 경찰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정말 중요한 자리로, 중요성, 책임성 감안해 직무 수행 능력과 공직관, 적격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면서도 “저는 추천자에 불과하다. 관련해서 별도로 구성될 심사위원회가 판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윤 청장은 10·29 이태원 참사 책임론에 대해서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결과에 상응하는 제 역할을 하겠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