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죄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성남지청에 출석해 “소환 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수년간 수사해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검찰이) 끄집어내 없는 사건을 만들고 또 없는 죄를 조작한 사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라는 것 외에 설명할 길이 없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검찰이 의심하는 제3자 뇌물 혐의도 공개 반박했다. 그는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 기업들을 유치해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성남 시민구단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 성남시민의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이냐”라며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받은 광고비를 굳이 무상 후원금이라고 우긴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4~2018년 두산건설·네이버 등 관내 6개 기업에 용도 변경 등을 대가로 성남시장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FC에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사건이다.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와 증언을 고려할 때 후원금과 각종 인허가 간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대표를 상대로 당시 두산그룹 측으로부터 직접 청탁을 받았는지 여부와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당시 성남FC 운영 업무를 총괄한 배경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대표의 출석에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청래·박찬대·고민정·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해 개별 의원·당직자 등 40명이 넘는 인사들이 동행했다. 성남지청 주변에는 이 대표 지지자 400여 명이 모여 “우리가 지킨다 이재명” 등을 외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