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간삼건축은 최근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건축설계의 앞과 뒤를 모두 아우르는 기업이 되기 위한 것으로 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 선두에는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디자인 부문과 사업기획 부문으로 구성된 사업기획그룹과 자회사인 간삼기획과 간삼생활디자인(GEHD)이 있다.
김태집 간삼건축 대표는 “직원 750명의 회사가 계속 성장하려면 계속해서 수주를 따내야 한다”면서 “설계 단가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함이 없는 한국의 상황에서 결국 매출을 늘리고 일을 더 따내는 방법은 설계 앞뒤로 기획과 운영을 붙이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건축 기획부터 설계, 준공 이후 운영까지 해낼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을 갖춘 이유다.
아무리 뛰어난 건축설계 실력을 갖췄다고 한들 그 디자인을 이해해주는 건축주가 없다면 도면에 갇혀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간삼건축의 공간 해석과 디자인이 안성맞춤으로 녹아들 수 있는 곳을 간삼기획이 발굴하고, 이를 건축주에게 제안해 ‘역으로’ 수주를 따내는 모델을 구상한 것이다. 간삼기획의 수주를 이어받은 간삼건축의 설계 디자인 그룹은 차별화된 디자인 능력으로 건축주의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한다. 설계 디자인 그룹이 도면을 건축주에 넘기고 해당 건축물이 준공되면 다시 간삼기획이 투입된다. 건축물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운영까지 맡는 것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간삼생활디자인은 신사업 아이템인 ODM(Offsite Domicile Module)을 중심으로 상품 제조와 유통 등을 주로 맡는다. 숲 속 오두막이 연상되는 외관의 이동식 모듈 주택인 ODM은 전국 곳곳에서 세컨드하우스·팝업스토어·면회실 등 고객이 원하는 ‘건축물’로 기능하고 있다. 복합 구조의 목조 주택인 ODM은 물건을 사듯 배송 받아 완성하는 집으로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주택형을 고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자회사를 통해 확장의 기틀을 닦은 김 대표는 올해 5월부터 코로나19로 막혀 있던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런던 시내에 거점으로 활용할 사무소도 마련한다. 해외를 무대로 활동해왔던 크리스 윤 부사장이 해당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팬데믹 이전에는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시야를 넓힌다는 차원에서 구성원 2명씩 보름 동안 런던에 머물 수 있도록 했다”며 “코로나19로 왕래가 끊겼던 런던에 새롭게 사무소를 열고 디자인을 잘하는 구성원을 보내 좋은 성과를 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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