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드 미국 상무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만나 미일간의 반도체 밀월을 다짐했습니다. 이들이 보는 앞에서 미국의 빅테크 IBM과 일본의 라피더스가 손을 잡았습니다.
라피더스는 일본이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결성한 일본 기업들의 반도체 연합체, 이른바 ‘일본판 반도체 어벤져스’입니다. 이 두 회사가 협력해 4년 후인 2027년에 차세대 초미세 공정 2nm(나노미터) 반도체를 자국 내에서 개발 및 양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라피더스(Rapidus) 연합체 : 덴소(Denso) , 키옥시아(Kioxia), 미쓰비시UFJ은행(MUFG Bank) , NEC , NTT , 소프트뱅크(SoftBank), 소니(Sony), 도요타(Toyota)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말 떠오릅니다. 1980년대 세계를 지배했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무너뜨린 것은 다름 아닌 미국입니다. 1986년의 미일 반도체 협정이 일본 반도체 쇠락기를 앞당겼습니다. 그런 미국 역시 지금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한국과 대만에 시장을 빼앗겼습니다. 그런데 이제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가 다시 뭉치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만한 일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는 2025년부터 2nm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본이 최강의 연합군을 결성했다고 하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각각의 회사들의 시너지가 얼마나 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있습니다. 1970~1980년대처럼 정부가 주도해서 혁신을 이루기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 안보를 바탕으로 한 미국과 일본의 경제적 결속력이 정말 끈끈해진다는 부분입니다.
최근 일본이 발표한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의 핵심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즉 중국을 견제함에 있어 일본이 군사적으로 사실상 미국의 ‘항공모함’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은 이처럼 끈끈한 안보관계 속에서 반도체 등 경제 분야에서도 국제 질서를 새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워싱턴 24시에서는 반도체에 얽힌 미국과 일본의 질긴 인연, 중국 견제를 위해 다시 힘을 합치는 미국과 일본의 움직임을 다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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