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1일 설 명절을 앞두고 단독 일정으로 전통시장을 방문했다. 그동안 취약 계층 대상의 봉사 활동을 비공개로 해오며 몸을 낮췄던 김 여사가 이번 일정을 기점으로 ‘영부인 활동 정상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여사는 이날 대구 서문시장에서 한 시간 가까이 머물며 개량 한복, 베개 등의 물품을 사고 시민들과 새해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을 향해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드는 등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였다. 떡볶이 가게에서는 “이런 데서 처음 드시는 게 아니냐”는 상인의 기습 질문에 “아니다. 납작만두가 너무 맛있다.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김 여사는 양말 가게에 들러 겨울 양말 300켤레를 구매해 대구의 한 사회복지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시장 방문 직전 해당 복지관에서 어르신 120여 명에게 배식 봉사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이번 시장 방문 일정은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앞서 김 여사 단독 일정은 취약 계층에 대한 봉사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이마저도 지난해 12월 22일 김 여사의 쪽방촌 봉사 활동 때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이 동행할 수 있었다. 대통령실은 “이번 행사는 설 명절을 맞아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전통시장 장보기를 통해 최근 고물가와 경기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조용한 내조로 풀이됐던 김 여사 행보가 적극적 내조로 성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부 챙길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이를 대통령 배우자가 챙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 때는 (당선되면) 영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다. 그런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고 밝힌 만큼 앞으로도 김 여사가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는 본업이었던 문화 예술 분야에서 보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8일 김 여사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와 서한으로 새해 인사를 주고받았다는 서면 브리핑을 냈고 9일에는 김 여사의 ‘전시기획자’ 이력을 강조하며 김 여사가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 중인 문학 특별전을 관람한 사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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