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자신이 제시한 ‘출산 시 부채 탕감’ 정책을 대통령실이 비판한 것을 의식해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인 나 전 부위원장은 이날 동작구청 신년인사회에서 “헝가리는 (저출산 해법으로) 4000만 원쯤 초저리로 장기 대출을 해준다. 우리는 2억 원쯤 초저리로 20년 장기 대출을 해주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이자를 깎아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일부를 탕감해주면 어떨까 하는 구상을 했었다”라며 “그런데 이걸로 포퓰리즘이라고 하더라. 나경원이 포퓰리즘이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헝가리식 출산대책에 대해 “이건 홍준표 전 대표가 예전 전당대회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라며 자신의 정책 제안을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이라고 공개 저격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겨냥했다. 실제로 홍 시장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헝가리는 아이 셋을 낳으면 (빚을)을 전액 탕감해준다고 한다”며 비슷한 취지의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나 전 부위원장은 전당대회 불출마 조건으로 부위원장을 수락했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송구하게 제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었다”라며 “알아보니 비상근 자리라 예전에 보니 국회의원들이 겸직하며 일 년에 몇 번 회의하고 그랬는데 저는 소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고 동작구 행사 참석에 소홀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겸직했던 자리를 왜 전당대회 출마 문제로 걸고 넘어지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당대회 최대 변수인 나 전 위원장은 대통령실과 친윤석열(친윤)계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다. 앞서 그가 지난 5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저출생 대책으로 ‘대출 탕감’ 발언을 내놓자 대통령실은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개 반박했다. 이는 나 부위원장이 이른바 ‘윤심’에서 배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 전 위원장은 전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당 안팎에선 나 부위원장이 당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그는 이날 행사 종료 후 기자들의 ‘당 대표 출마 결정 시기’ 질문에 “많은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과 갈등과 충돌로 비치는 것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럴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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