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자. 저 아래로”
카타콤은 로마와 파리 등에 조성된 지하 공동묘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핍박받고 버려진 사람들이 모여들거나 지상에서 묻어주지 못한 사람들이 묻히는 곳이었다고 한다.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된 <서울, 카타콤>은 ‘서울에도 카타콤이 있다면’이라는 신박한 발상에서 시작된 소설이다.
불금의 화려한 강남 한복판, 아무도 자신을 찾을 수 없는 지하 깊은 곳까지 내려가기로 결심한 ‘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지하철 승강장과 이어진 거대한 지하 공간에 치열한 서울의 삶을 견디지 못하고 흘러 내려온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우연히 지상과 이어진 터널에서 어린 남매 ‘선아’와 ‘승우’, 그리고 ‘화연’을 만나게 되고 화연은 ‘나’를 언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따른다. 세 사람과 함께하며 ‘나’는 서서히 생기를 되찾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 날, 화연이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서울, 카타콤>은 교보문고에서 주최한 스토리공모전에서 발굴된 작품으로, 이봄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실제로 우리 발밑에 존재할 것만 같은 생생한 현장 묘사와 계속되는 절망 속에서도 결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물들의 끈기가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또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서스펜스에 소설 속 장면의 공기마저 느껴질 만큼 섬세한 세계관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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