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10도를 웃돌면서 겨울 특수를 맞아야 할 축제 현장과 스키장이 울상을 짓고 있다. 여기에다 13일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부 축제는 폐장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서울경제 취재에 따르면 포근한 기온 탓에 평창송어축제와 화천산천어축제 등 전국 각지에서 겨울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수시로 얼음 두께를 점검하는 등 안전 관리에 전념하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한 관계자도 “현재 얼음 두께는 12일 오전 기준 37.8㎝로 큰 문제는 없지만 수시로 얼음의 두께를 확인하며 안전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창송어축제의 한 관계자도 “금요일에 평창에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돼 수시로 얼음 두께를 측정하는 등 얼음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관리가 불가능하게 되면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폐장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설질 유지가 중요한 스키장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강원 원주시에 위치한 오크밸리스키장의 한 관계자는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고 있지만 강원도 지역은 상대적으로 크게 기온이 높아지지는 않아 아직까지 영업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날씨가 가장 큰 변수여서 안전 문제가 없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 평창군의 휘닉스파크스키장도 슬로프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제설 작업에 평소보다 많은 눈을 투입하며 설질 관리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각지의 기온은 평년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축제가 열리는 강원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이날 9~17도로 -2~5.2도인 평년보다 11~15도 높았다. 최저기온도 -9.1~8.6도로 평년에 비해 3~10도의 차이를 보였다. 제주도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19도를 웃돌기도 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12월 중하순에 한파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다 1월 6일께부터 평년 수준을 웃도는 포근한 기온을 보이고 있다”며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국내로 중국 내륙의 따뜻한 공기가 유입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휴가와 방학에 맞춰 겨울철 축제를 즐길 계획이었던 시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 모(42) 씨는 “이번 주말에 아이들과 송어축제를 갈 계획이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며 안전 사고가 없을지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며 “일단은 당일까지 날씨를 지켜보며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빙어축제를 가기로 계획했다는 석 모(30) 씨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파가 몰아쳤는데 난데없이 매화가 꽃을 피우는 등 날씨가 너무 변덕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12일 밤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시작된 비는 일부 지역에서 13일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30~80㎜, 전남권과 경상권 20~60㎜, 중부지방과 전북·경북권에는 5~4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특히 주말인14일부터 16일에는 강원 영동지방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비닐하우스와 가건물 등이 붕괴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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