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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안에 짐 싸라” 매서워진 월가 ‘감원 한파’…골드만 이어 블랙록도 합류

전 직원의 2.5% 감원 예정

“비용 신중·효율적으로 관리”

골드만도 본격적인 해고 착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랙록의 거래 정보가 화면에 표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가를 덮친 감원 한파가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선 데 이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감원 대열에 합류했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글로벌 인력 최대 5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전체 인력 규모가 2만 명 남짓인 만큼 약 2.5%가량이 해고 대상인 셈이다. 블랙록은 이미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신규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로버트 카피토 사장은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시장의 변화에 앞서 고객에만 집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비용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인력 감축 계획을 밝혔다.

최근 월가에서는 블랙록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불확실한 시장 전망 속에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비대해진 몸집을 줄여 선제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블랙록 직원 수는 지난 해 3분기 말 기준 1만9900명으로 2019년 말과 비교해 23%나 급증했다.



지난해 말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3200명에 대한 인력 감축을 예고해온 골드만삭스도 본격적인 해고에 착수했다. FT에 따르면 뉴욕, 런던, 홍콩의 골드만삭스 직원 일부가 이날 해고 통지를 받았다. 이들은 지난해 성과급조차 지급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게 됐다. FT는 “해고된 직원들에게는 건물 출입카드가 비활성화되기 전 30분 정도 짐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줄줄이 구조조정에 나선 월가 은행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앞 월가를 가리키는 안내판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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