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거세게 비난했다. 이 대표는 “야당 말살 책동을 중단하라”며 “불의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는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 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다”며 “이중 플레이로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 30조 원 긴급 민생 지원 방안 등을 제안하고 기본소득 등 ‘기본 시리즈’ 정책과 관련해 ‘기본사회위원회’를 당내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검찰 리스크’라고 주장하며 되레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2년 전 무혐의 결론이 난 사건인데도 윤석열 정권이 야당 파괴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검찰이 문재인 정권 당시 경찰 수사의 미진한 결론에 대해 재수사한 것이다. 대장동 개발 의혹에서도 이 대표의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돼 관련 진술 등 증거들이 적지 않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는 과거 대선 자금 수사를 받던 측근들이 구속되자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최측근들이 구속됐음에도 “정치 검찰의 조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사과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11일 윤 대통령을 겨냥해 “사적 복수에 공적 권한을 사용하면 도둑”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이 대표야말로 사적 범죄 의혹을 덮기 위해 공당(公黨)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한 데 이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당헌까지 바꾸면서 당 대표로 당선됐다. 검찰에 출석할 때는 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대거 동원해 “검찰 출두가 아니라 대선 출정식 또는 조폭 집회를 방불케 한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이 대표는 ‘야당 말살 이중 플레이’ 운운하는 적반하장의 몰염치 행태를 멈추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개인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더 이상 공당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