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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공룡' 엑손모빌, 40년 전 지구 온난화 예측하고도 숨겼다

■ 하버드대·포츠담 기후硏, 회사 내부 문건 분석 결과

'평균기온 10년에 0.2도 상승'

정확도 美 나사만큼 높은데도

화석연료와 기후변화 연관성

경영진, 사익 위해 은폐·부인

'저수온 현상' 빈발에도

작년 역대 다섯 번째로 더워

EPA연합뉴스




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1970년대에 이미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 온난화 위험을 예측했지만 회사 이익을 위해 이를 감추고 부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와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등의 연구진은 엑손모빌 소속 과학자들이 1977년부터 2003년까지 작성한 내부 문서를 분석한 결과 엑손모빌이 이 기간 초기부터 화석연료 연소로 지구 평균 기온이 10년에 섭씨 0.2도씩 오를 것임을 일찌감치 파악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엑손모빌은 지표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과 비교할 때 2도 안으로 억제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어떻게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추정치도 당시 문건에 보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폭 2도 억제는 세계 각국이 진통 끝에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목표 중 하나로 합의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엑손모빌이 내놓은 예측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서 제시한 것만큼 정확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사진 설명


문제는 엑손모빌이 여태껏 화석연료와 기후변화 간 연관성을 공식적으로 부인해왔다는 점이다. 역대 경영진은 ‘화석연료가 기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다. 연구진은 “그동안 엑손모빌은 화석연료를 팔아 막대한 이익을 냈다”며 “엑손모빌 경영진의 위선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이 와중에 나사 산하 고더드우주연구소(GISS)는 지난해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기준치보다 높게 유지되며 역대 다섯 번째로 더웠다는 관측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적도 태평양의 저수온 현상인 라니냐가 3년 연속 발생했는데도 지난해 평균 기온은 기준치인 1951∼1980년보다 0.89도 높았다. 이와 별도로 이뤄진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분석에서는 지난해 지구 표면의 평균 기온이 1880년 이후 여섯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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