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재계 전문가 약 300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가 16일(현지 시간) 개막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지는 와중에 열린 올해 다보스포럼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정상 대부분이 불참해 정치적 무게감이 줄어든 반면 지난해 행사가 5월로 연기돼 대거 참석하지 못한 월가 거물들이 모두 돌아오면서 경제적 존재감은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신들에 따르면 53회를 맞은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각계 주요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위기·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4박5일간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전 세계적인 분열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신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세계 정상급 인사 52명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600여 명을 포함해 130개국 정재계 및 학계 인사 약 2700명이 참석했다. 다보스포럼의 ‘단골’로 꼽히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를 비롯해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수장들도 줄줄이 스위스 다보스로 몰려들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팻 겔싱어 인텔 CEO도 포럼을 찾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유독 경제계 인사들의 참여도가 높은 데 대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마저 확대되면서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 부호들의 참석도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억만장자 참석자는 116명으로 10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지난해 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중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의 제재 폭탄을 맞은 러시아 출신이 전무한 가운데 이들의 빈자리를 유가 상승으로 자산을 늘린 중동 억만장자들이 채웠다. 경제 성장세가 돋보이는 인도에서도 억만장자 13명이 포럼에 참여했다. 미국인 참석자는 33명으로 가장 많았다.
G7 정상 중에서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만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6명이 찾은 것과 비교하면 다소 힘이 빠진다는 평가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존 케리 기후특사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장 등이 참석하고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가 17일 특별연설에 나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불참하는 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각국의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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