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 논란에 “이란과의 관계 등 국가간의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배포하고 “보도된 발언은 UAE에서의 임무수행에 최선을 다 하라는 취지의 장병 격려 차원 말씀이었다”면서 “불필요하게 확대해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는 1962년 수교 이래 이란과 오랜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바, 이란과의 지속적 관계발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도 “아크부대는 비전투병으로 UAE 군에 대한 교육과 훈련 및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등을 주요 임무로 한다”면서 “현지에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도 “현재 한·이란 양자관계와는 무관하다”며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었다. UAE가 당면한 엄중한 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에서 하신 발언”이라고 했다.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15일 오후(현지 시간)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면서 “여기가 바로 여러분들의 조국”이라며 “우리의 형제 국가인 UAE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며 “우리와 UAE가 매우 유사한 입장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한·이란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라며 비판과 우려 목소리가 이어졌다. 양국 간엔 동결자금 문제도 아직 풀리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나포 사건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 시간) ‘주변국이자 우방인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최근 간섭 발언을 평가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카나니 대변인은 특히 윤 대통령 발언이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이란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유대 관계, 이런 면에서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발전을 전적으로 모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사안에 대한 한국 정부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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