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증가하는 젊고 활기찬 중국은 더 이상 없습니다.”(왕펑 캘리포니아대 사회학과 교수)
61년 동안 이어진 중국의 인구 팽창 시대가 저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전체 인구가 14억 1175만 명으로 전년보다 85만 명 감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출생 인구는 956만 명으로 1000만 명 선이 무너진 반면 사망 인구는 1041만 명으로 소폭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당초 인구 감소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2025년 무렵을 지목한 중국 정부의 예상보다 빠르다.
중국의 출생 인구와 사망 인구 수가 역전돼 인구가 줄어든 것은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으로 대기근이 발생한 196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출생아 수가 6년 연속 줄어들면서 전체 인구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의 출산율은 1000명당 6.77명으로 1947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1000명당 10명을 웃돌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보건 위기와 경제 침체 여파로 출산 기피가 확산된 영향이다. 인구 감소에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 당국이 2016년 산아제한 정책 완화에 이어 최근에는 현금 지원에까지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로이터통신은 “1980년부터 2015년까지 이어진 중국의 한 자녀 정책과 높은 수준의 교육비가 인구 감소를 견인했다”며 “중국 정부의 각종 출산 장려책도 장기적인 저출산 흐름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수년간 1000만 명 안팎을 유지해온 연간 사망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폭 늘어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2월 이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고 감염이 여전히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전체적인 사망자 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인구 감소는 거대한 인구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중국 경제에 커다란 악재다. 이미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중국 노동인구는 감소 추세를 이어가며 생산과 소비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6∼59세 노동연령 인구는 8억 755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2%를 기록, 전년 대비 0.5%포인트 줄었다. 60세 이상 고령 인구가 2억 8004만 명으로 0.9%포인트 늘어난 19.8%로 집계된 것과 대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035년까지 중국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억 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 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인구 팽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나면서 인도가 올해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유엔은 지난해 발간한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선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구 감소로 중국이 경제 규모 면에서 미국을 추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인구 최대국 지위도 인도에 빼앗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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