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소환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의원 대동 없이 혼자 출석할 예정이다.
1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은 이 대표는 “(검찰이) 아무 잘못도 없는 저에게 또 오라고 하니 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는 국정, 그리고 당무를 해야 되겠다”며 “수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 하니 27일이 아닌 28일에 출석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6일 이 대표 측에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27일 서울중앙지검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지 6일 만이다.
출석에 반대하는 당내 의견도 팽팽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출석을 결정한 것은 소명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검찰의 통보 이후 출석 여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채 당내 의견을 들으며 고심해왔다. 17일 의원총회에서도 이 대표의 출석을 놓고 의견이 양론으로 나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를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 검찰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출석길에는 다른 의원들을 대동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우리 당 의원들은 애정과 관심이 많으시지만 그 시간에 당무와 국정에 충실하시기를 바란다”며 “변호사 한 분과 함께 가서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했다. 앞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을 때 의원 40여 명이 대동한 것을 두고 당내 비판 여론이 나온 만큼 잡음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의원 대동이) 여론적 측면에서 그렇게 좋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가능하면 다른 의원을 대동해서 가지 않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1월 임시국회가 열리면서 회기 중이라는 점에서 ‘방탄’을 믿은 출석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정해진 수순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대장동 조사까지 마무리한 뒤 성남FC 의혹과 함께 묶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 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169석의 민주당은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한편 17일 페이스북에 검찰에 제출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진술서까지 공개하며 소명에 자신감을 보였다. 진술서에는 검찰의 제3자 뇌물죄 구성 논리를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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