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영·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 직에서 물러났다.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한 초선 의원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 자칫 선관위 공정성 시비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엄·장 의원이 일신상의 사유로 선관위원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유흥수 선관위원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전날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초선의원 성명에 연명했다. 해당 성명서에는 18일 기준 50명의 초선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국민의힘 초선 의원(63명)의 79%에 달하는 수치다.
해당 성명서에는 “세일즈 외교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에서 사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왜곡된 주장으로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자 정치적 사기”라며 나 의원을 직격하는 표현이 담겼다. 이들 초선 의원은 “나 전 의원이 4선 중진급 전직 의원 답게 정도를 걷기를 간절히 부탁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두 의원이 선관위원직에서 물러난 것은 특정 당권 주자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 선관위 공정성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유 위원장은 “두 의원이 초선의원 연명에 서명한 뒤 선관위원으로서 부적절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며 “(두 의원이) 사의를 표명했고 제 판단에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듯 해서 사의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선 의원들도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잠정 보류됐다. 나 전 의원이 이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잠행 모드에 들어가서다. 한 재선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성명서 작성을) 검토 중인 단계”라며 “(나 전 의원의 향후 행보 등) 상황을 보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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