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60대 민간 아이돌보미가 최근 두 달 동안 자신이 맡은 생후 14개월 여자 아이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가하는 모습이 가정 내 CCTV에 포착됐다.
서울경찰청은 60대 여성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18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홍은동에 사는 한 맞벌이 부모는 공공돌보미를 구하지 못하던 중 지난해 11월 유명 중고거래 마켓과 전단지를 통해 직접 돌봄 자리를 구하던 A씨를 만나게 됐다.
A씨는 아이 부모에게 자신을 ‘경력 7년’의 돌보미라고 소개하며 “나 만난 게 행운이다. 댁네 딸한테 (내가) 복순이다”라고 말했다.
부부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것은 이달 초부터다. 아이가 갑자기 분리불안 등 이상행동을 보인 것이다.
부부는 집에 설치한 CCTV 영상을 통해 A씨가 아이를 거칠게 다루는 건 물론, 욕설을 포함한 폭언을 쏟아내는 모습을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 A씨는 아이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던 중 아이를 거칠게 침대에 눕혔다 두 팔을 잡아당겨 다시 일으켰다.
또 A씨는 식탁에서 아이 밥을 먹이다가 목덜미를 잡고 턱을 잡아당기고 입을 꼬집으며 욕설을 했다. 그는 “아오, XXX 참… 왜. 뭐. 너 맞는다. 맞아”라며 위협했다.
영상에서 A씨는 아이가 가지고 놀던 인형이나 색연필, 장난감 등을 뺏으면서 “내비둬, 이 X아. X같은 X. XX아”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소파 뒤에 아이를 가두고는 아이에게 “못 나오지? 너, 너희 엄마 아버지 왔을 때 이르면 죽어. 알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취재진을 만난 A씨는 처음엔 폭언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예뻐서 한 거다. ‘이 X아’ 소리 한번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취재진이 녹음 내용을 들려주자 A씨는 “두들겨 패거나 그런 건 없었다. 아주 죽을죄를 지었다”며 말을 바꿨다.
피해 아이 아버지는 “(영상을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아이한테 너무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마음에 남은 상처는 더 오래 간다는데, 아이가 이 기억을 영원히 잊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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