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가치투자가 ‘좋은 것, 필요한 것’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가치투자를 실천하는 사람은 적다. 가치투자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증시에서는 가치투자가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일종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돈의 패턴’은 이처럼 따라하기 어렵다는 가치투자의 기법을 일반인이 손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소개한 책이다. 저자인 짐 쿨렌 쉐퍼 쿨렌 최고경영자(CEO)는 가치투자 경력 60년, 운용자산 200억달러(27조원) 이상인 전문가다. 그는 책을 통해 가치투자에서 기억해야 할 세 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주가수익률(PER)·주가순자산율(PBR)·배당수익의 원칙에 따라 투자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이득을 볼 수 있다. 그리고 5년 이상의 장기 가치투자는 시장의 연간 변동성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증시의 상승·하락을 예측해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투자 행위인 ‘마켓 타이밍’에 대한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토대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이 가치투자의 원칙을 지키면 5년 후에는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는 ‘5년의 법칙’이다. 물론 가치주 투자는 오랜 기간 안정적 성과를 거두지만, 최고의 성과를 내는 건 그 중 일부에 불과하다. 상승기에도 완만히 오르는 반면 다른 종목들이 하락하는 시점에서야 주목을 끌기 때문이다. 반면 성장주는 주가가 오르는 폭이 커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반면 한 번 하락을 시작하면 가파르고 길다. 저자는 “신규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도전은 5년 주기를 극복하는 것”이라며 “처음 5년을 무사히 통과하면 분명 장기투자를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가치주를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사례 중심으로 설명한다. 책은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회사의 경영상태 등을 주목해야 하며, 기업에 대한 다른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월스트리트와 상관 없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알아보라는 조언을 건넨다. 투자하려는 종목이 S&P500 같은 지수 대비 과매도된 건 아닌지, 주가 상승의 탄력을 받을 모멘텀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어떤 정보를 듣든 조심해서 걸러 들어야 한다. 가치투자자가 약세장에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팁도 있다.
저자는 1969년부터 1991년까지 22년간 저점에서 투자하든 고점에서 투자하든 수익률 차이는 고작 1%에 불과했다는 존 템플턴의 분석을 인용하며 “투자에서 중요한 건 일단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격의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투자하며 이를 유지하는 건 그 다음의 일이다.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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