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19일 설 연휴 직전 광주를 찾아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해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전당대회 대신 통합의 메시지를 명절 밥상머리에 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을 고려해 대선부터 시작된 ‘서진 정책’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새해 첫 현장 비대위회의를 광주에서 열었다. 이들은 현장 비대위 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정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받치고 있는 두 기둥은 산업화와 민주화”라며 “5·18민주화운동은 그 민주화 기둥에 가치를 담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18 정신은 대한민국의 정신이자 화해와 통합의 정신”이라며 “국민의힘은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5·18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여당 의원 전원을 대동하고 참석한 후 8개월 만이다.
정 위원장은 “5·18민주화운동 단체 회원들이 17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5·18 순직 군경 묘역에 무릎을 꿇고 참배하시며 지난 43년의 비극을 끊어내셨다”며 “지난해 말부터 광주 시민군을 진압했던 특전사들의 사과 방문이 이어진 것에 대한 화답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진실한 사과는 용서와 화해를 만들고 국민 통합의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꿈꾸던 평화도 국민의힘과 함께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 비대위에 참석한 호남 지역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내년 총선에서 지역주의 구도를 완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장 후보는 최근 호남 지역에서 청년 세대의 당원 가입이 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새는 좌우 날개로 비행한다. 이제 광주·전남도 진보와 보수의 균형 잡힌 날개로 더욱 높이 비상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하람 변호사는 “사실 영남과 호남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며 “다만 정치인들이 부족해 아직 정치 영역에만 지역주의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이 더 노력해 영호남이 화합하는 대한민국을 열어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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