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문재인 정부가 “공시 가격이 너무 낮아 조세 형평에 어긋난다”며 공시 가격 현실화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2020년 공시 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도입하고 공시 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69%에서 지난해 71.5%로 높였다. 과거 정부에서 공시 가격을 낮게 유지한 것은 집값 급락 등에 대비한 완충지대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는데 이를 무작정 제거했다가 사달이 난 것이다.
정부는 올해 공시 가격을 제대로 산정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락만 만큼 이를 충분히 반영해 공시 가격도 현실에 맞게 내려야 한다. 특히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차이, 향·조망·소음·접근성 등 위치별 특성까지 정교하게 고려해 납세자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공시 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인 69%로 되돌릴 예정이다. 지난해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45%로 인하해 납세자의 재산세 부담을 낮춘 데 이어 올해도 주택 공시 가격이 나오면 추가로 인하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과도하게 늘어난 종부세를 정상으로 환원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국회는 지난해 말 종부세법을 개정해 1가구 1주택자의 과세 기준을 기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했다. 여야는 추가로 과세 기준을 12억 원 이상으로 대폭 올려 종부세 부담을 낮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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