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으로 문단에 논란을 일으켰던 고은 시인의 신작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한 출판사 실천문학사가 출간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20일 윤한룡 실천문학사 대표는 “심려를 끼친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17일부터 시집 공급을 중단했고 계간지 ‘실천문학’도 올해 말까지 휴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표는 “간행 전 충분한 중지를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시집 출판을 결정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공급 중단 시기에 대해서는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천문학사는 고 시인 등이 주도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가 ‘실천문학’을 발간하며 시작된 출판사다. 윤 대표는 “출판의 자유와 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으로 출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 시인의 신간 출판 소식이 전해지자 문단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성추문을 폭로했던 최영미 시인은 시집이 출간되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이라며 “허망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고 시인은 최영미 시인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2심까지 간 끝에 패소했고, 사과는 하지 않았다. ‘실천문학’의 편집자문위원에서 사퇴할 뜻을 밝힌 이승하 시인도 “고은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반성과 사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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