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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병 없애달라" 고대병원에 또 2.5억 내놓은 90대 안암동 기부천사

올해 91세 한종섭 여사

주민환자 인연으로 누적 7.5억 기부

거주중인 성북구 주택도 사후 기부 약정

기부식에서 고대의료원으로부터 감사패를 전달 받은 한종섭 여사(왼쪽)가 김영훈 의무부총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여력이 있을 때 더 나누고 살아야지요. "

지역주민이자 환자로 고려대의료원과 반평생 인연을 맺어 온 한종섭(91) 여사가 의학발전기금으로 써달라며 2억 5000만 원을 기부했다. 고려대의료원에 두 차례에 걸쳐 누적 7억 5000만 원을 기부한 여사는 현재 거주 중인 성북구 소재 주택도 사후 의료원에 기부하겠다고 약정하며 의학발전과 나눔 실천의 의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17일 한 여사로부터 2억5000만 원을 전달받았다고 20일 밝혔다.

한 여사는 한국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18세 나이로 월남했다.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남편과 실 공장을 운영하면서 자녀 6남매를 훌륭히 키워냈다. 이후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거주하며 지역 주민이자 환자로서 반평생 고대의료원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한 여사는 앞서 2021년에도 고대의료원에 5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안암동 건물을 처분하면서 마련한 대금을 전달한 것으로,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실행한 선행이란 점이 더욱 주변인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이번 기부 역시 여력이 있을 때 더욱 아낌없이 나누고 싶다는 한 여사의 의지에 따라 이뤄졌다. 전달된 기금은 안암병원의 진료와 연구 분야 발전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 여사는 “한평생 고려대 주변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기부를 한다면 늘 고대병원에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의료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많은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요긴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훈 고대의료원 의무부총장은 “어렵게 일구신 것들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곳에 사용해 달라며 전해주시는 한 여사님의 숭고한 뜻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사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질병 없는 세상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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