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 존슨앤드존슨(J&J) 등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다음 주 줄줄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올들어 처음으로 펼쳐지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실적 위크' 결과에 국내 서학 개미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다음 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90곳 이상이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를 올해 안에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공포가 퍼지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내놓을 구체적인 실적 데이터와 전망은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새해 들어 반등 중인 뉴욕증시의 상승세 지속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의 사랑을 받는 MS와 테슬라 등 기술기업들의 성적표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금리 인상 여파로 부진에 빠진 빅테크 기업들은 새해 들어서도 연일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MS는 24일, 테슬라와 IBM이 25일, 인텔이 26일 각각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지난 석 달간 40% 급락한 테슬라는 지난해 기대 이하의 차량 인도 실적을 기록한 데다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20% 가까운 할인 판매에 나선 상황이어서 이날 어떠한 결과를 내놓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이 안도할 수도 아니면 주가가 다시 출렁일 수도 있다.
신용카드 3사의 지난 분기 실적도 최근 위축된 것으로 보이는 소비자 지출에 관한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줄 수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26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27일이 각각 실적 발표일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J&J와 3M, 킴벌리클라크의 이번 주 실적 공개를 통해서도 미국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엿볼 수 있다.
연말 항공대란의 '주범'인 사우스웨스트의 오는 26일 실적 발표도 주목된다. 최근 이 항공사는 무더기 결항 사태로 4분기 세전 이익이 7억2500만∼8억2500만 달러 줄어들어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 밖에 거대 통신사인 버라이즌(24일)과 AT&T(25일), 대형 석유회사 셰브런(27일), 철도회사 유니언퍼시픽(24일), 보잉(25일) 등의 실적 발표도 주목할 만하다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어닝시즌 출발은 좋지 않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 500 기업의 11%가 4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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