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주 들르던 주유소에서 직원이 쓰레기를 버리겠다는 아들을 제지해 언짢음을 느꼈다고 하소연 한 사연을 두고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거세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귀경길 주유소 직원, 쓰레기는 집에서 버려야지! 아직 어린아이에게’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설을 보내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중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주유소에 들러 겪었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주유소는 세차장이 함께 있어 A씨가 평소에 자주 이용하던 곳이었다.
A씨는 주유를 시작하며 아들에게 “쓰레기 좀 버리고 가자”라고 했고, 아들은 차에 있던 햄버거 세트 종이를 들고 “어디에 버려요?”라고 물었다. A씨는 주유기 옆 쓰레기 투입구에는 ‘영수증만 버려주세요’라고 써 있어서 “세차장 쪽 가면 쓰레기 버리는 곳이 있다”라고 아들에게 설명해 줬다고 한다.
주유를 마치고 차에 타서 아들을 기다리는데 아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들고 침울한 얼굴로 돌아왔다. 그는 왜 그러냐”라고 물으니 아들은 주유소 직원에게 “쓰레기 버리는 곳 어디 있나요?”라고 묻자 직원이 “그런 거 버리면 안 되니 쓰레기는 집에 가서 버려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주유소 직원분이 아이에게 명절에 햄버거 종이 하나 버리는데... 좀 기분이 언짢아서 제가 가서 (직원에게) ‘쓰레기 버리면 안 되나요? 아이에게 집에 가서 버리라고 하셨어요?’라고 물었다”라며 “그러자 직원은 ‘집에서 버리라고 한 것 맞다. 여기서는 영수증 정도만 버린다’고 답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직원에게 ‘저 여기 자주 애용한다. 세차 후 쓰레기 버리러 자주 왔다. 아이라고 그러신 거라면 서운하다’고 했다”며 “이에 직원은 ‘주유소는 쓰레기 버리는 곳이 아니다. 그게 요즘 추세’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게 맞냐. 올해 과학고에 입학하는 아이에게 예의범절과 세상살이를 잘 가르치고 싶은데... 정말 속상하게 돌아오는 명절이었다”라며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부모 된 입장에서 참 속상하다. 주유소 직원의 잘못이냐, 우리의 잘못이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A씨의 편을 들어주지 않으며 “정말 몰라서 글 쓴 거냐”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주유소 직원이 잘했다. 부모가 잘못 가르친 것을 잘 알려줬다’, ‘주유소에는 개인 쓰레기를 버리는 게 아니다’, ‘주유소에서 쓰레기 받아주는 건 배려다’, ‘쓰레기통이 없다는 건 버리지 말라는 것’, ‘주유비에 쓰레기 버리는 비용도 포함이냐’, ‘이런 사람들 때문에 영수증과 비닐장갑만 버리라는 문구가 생긴 것’ 등이 의견을 이어갔다.
A씨가 주유소 사진을 올린 행동을 지적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굳이 버리고 싶으면 직원에게 물어봐라. 근데 안 된다고 하면 집에 가서 버리면 된다. 주유소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게 아니라”라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누리꾼은 “사진을 올린 의도 때문에 욕을 먹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는 “간단한 쓰레기는 버릴 수 있지 않으냐”고 의견을 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A씨는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고 “세차장이 붙어있어서 청소하며 쓰레기를 버리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 제가 틀렸다는 댓글에 충격을 받았다”며 “꼰대가 될 뻔했는데 오늘도 하나 배워간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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