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닥친 25일 전국 곳곳에서 한파 피해와 함께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충북 진천에서 80대 노인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등 두 달간 한랭질환 추정 사망사고가 10건 발생해 고령층은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겠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48분께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A(88·여)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한파경보가 발효 중이던 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5도였다.
이번 추위는 시베리아에 쌓였던 북극 한기가 우리나라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역대급 한파로 이어졌다. 영하 50도대의 북극 냉기가 대륙 고기압을 타고 남하해 발생한 것이다. 통상 북극 냉기는 극지방을 도는 제트 기류에 갇혀 있는데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영향으로 제트기류가 느려지면서 냉기가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설 연휴를 앞두고 한반도 북쪽에 있던 정체된 저기압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찬 대륙 고기압을 우리나라로 빠르게 밀어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3일 발표한 ‘2022~2023 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한랭질환자는 272명에 달한다. 이 중 추정 사망자는 10명이다. 두 달간 국내에서 ‘추위’ 때문에 이 같은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겨울철 대표 질환으로 일교차가 크고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에 주로 발생한다.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는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저체온증이나 동상 등에 걸릴 확률이 높다. 기온 변화로 혈압이 상승해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증가한다.
이 때문에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 활동을 할 때는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보건당국은 당분간 강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한랭질환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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