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25일 노동조합 지원금을 포함해 고용·노동 분야 ‘비영리 민간단체 보조금 사업’에 대한 전수 점검에 착수했다. 2342억 원의 정부 보조금이 집행된 1244개 단체를 대상으로 지원 대상 선정의 적법성, 회계 처리의 투명성, 보조금의 목적 외 사용 및 횡령 여부 등 부정 사례 신고를 접수하며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주노총·한국노총 등에 정책 연구 등의 명목으로 지급된 보조금만 197억 원이 넘는다. 정부의 방치로 보조금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고 이처럼 ‘깜깜이 회계’로 운영되다 보니 노조 간부의 횡령과 공금 유용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이 돈으로 정치 활동을 하기도 했다.
비영리 민간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문 정부 기간인 2017~2021년 총 22조 4649억 원에 이르렀다. 정부 보조금은 해마다 평균 3555억 원씩 증가했다.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재직 시절 민간단체에 지원한 예산이 1조 원에 가까워 ‘서울시가 시민단체의 ATM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심각한 문제는 공익을 목적으로 보조금을 받아 정치 활동을 벌인 단체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중고교생을 상대로 친북 성향의 강연을 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도 시는 이 단체에 총 9000만여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가 시장이 바뀐 뒤 이 가운데 부당 사용된 1600만 원을 환수하는 조치를 내렸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부터 총 71억여 원을 지원받아 대북 사업 등에 썼다.
시민 단체가 정부·지방자치단체·정당 등과 유착해 보조금을 받고 권력 감시에 눈을 감으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2조와 4조에서 사실상 특정 정당 또는 선출직 후보에 대한 지지·지원 또는 반대를 주된 목적으로 할 경우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정치 활동을 하는 시민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앞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시민 단체가 정부나 지자체 등을 감시·견제하는 본연의 기능을 하려면 회비 등으로 재정 자립을 추구해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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