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가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섰다.
26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의료현안협의체 간담회를 열고,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최근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 등 필수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자 '국민의 건강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이란 공동 목표'를 달성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오는 30일 1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하고, 매주 회의를 열어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2021년 2월 7차 의정협의체 이후 복지부와 의협이 약 2년 만에 논의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2020년 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추진하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그 해 9월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신설·첩약 급여화·비대면진료 등 4대 정책을 현안으로 올리고 코로나19가 안정되는 대로 재논의하기로 협의한 상태다. 조 장관이 올 초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필수의료 강화의 해법으로서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나타낸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복지부는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포함시킨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에 대해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의료계 최대 민감 사안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 오늘 회의는 2020년 9월 4일 의정합의에서 밝힌 원칙과 ‘필수의료협의체’를 통해 구축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개최됐다"며 “앞으로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대한민국 필수의료 강화와 의료정상화’라는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필수의료 살리기, 수도권에 비해 열악해지는 지역의료 대책, 의학교육 및 전공의 수련체계 발전 방향,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돌봄 문제 등 의정 간에 공감이 가능한 주제를 시작으로 국민과 의료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다만 여전히 필수의료 강화의 해법으로 제시된 두 안건을 놓고 양측 온도차가 존재해 매끄러운 논의가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의협은 여전히 의대 정원 확대나 비대면 진료의 제도화보다 소아청소년과 등 기피 진료과에 대한 지원과 인력공급이 더욱 시급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 모두 이날 만남에 대해 "오늘 자리는 추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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