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100만 엔(1000만 원)의 다타키”
지난해 11월 야마구치현에서 발생한 강도 미수 사건으로 체포된 20대 남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당 100만엔 게시물을 보고 구인 담당자에게 전화했다가 이 같은 설명을 들었다. 이 남성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타키가 강도를 의미하는 은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고액 보수 유혹에 넘어가 범죄에 가담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SNS로 고액 아르바이트라며 지원자를 모집한 뒤 강도 행각을 벌이도록 하는 신종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일본 경찰은 지난해부터 수도권 등 1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연이어 발생한 20건 이상의 강도 및 절도 사건의 배후에 동일 범죄단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최근 현지 언론을 인용 보도했다.
이들 강도 사건의 공통점은 SNS로 고액 보수를 약속하며 ‘어둠의 아르바이트 실행역’을 모집한 뒤, 지원자에게 주택이나 점포에 침입하게 해 주인을 결박하고 금품을 빼앗게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10∼30대의 실행역 30여 명을 체포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중에는 지난 19일 도쿄에서 발생한 강도 살인 사건 용의자도 포함돼 있다.
경찰은 ‘루피’, ‘김’ 등으로 불리는 ‘지시역’이 필리핀에서 텔레그램을 통해 범행 지시를 내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시역은 실행역을 바꿔가면서 전국 각지에서 강도와 절도를 반복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지시역은 ‘어둠의 아르바이트’에 응한 실행역에게서 신분증과 얼굴 사진 등을 받고는, 이를 이용해 실행역이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 없게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한 실행역은 “사전에 신분과 가족구성을 알려줬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만두고 싶어도 가족과 직장에 위해가 가해질 수 있어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쓰유키 야스히로 일본 경찰청 장관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주모자 검거가 중요하다”며 “신속히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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