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일 때 강간 범죄를 저지르고선 성전환을 한 영국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논란 끝에 이송된다.
영국에선 최근 트랜스젠더 여성 이슬라 브라이슨(31)을 여성 전용 구치소에 수감해도 되는지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브라이슨은 2016년과 2019년 애덤 그레이엄이란 이름의 남성이던 시절 온라인에서 만난 여성 두 명을 강간한 혐의로 23일(현지시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재판을 기다리던 중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고 여성 전용 구치소의 격리 구역에 수감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다른 여성 재소자들의 안전이 걱정된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이 사례는 배경이 스코틀랜드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스코틀랜드와 영국 정부는 최근 트랜스젠더 이슈로 독립 투표에 이어 2차전에 돌입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작년 말 법적 성별을 더 쉽게 정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영국 정부가 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스코틀랜드 교정 당국은 25일 트랜스젠더 재소자에 관해선 적절한 위험 평가를 거쳐서 사례별로 다르게 수용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결국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26일 브라이슨을 여성 구치소에 수감하지 않겠다며 유턴을 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특정 재소자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대중과 의회의 우려를 고려해서 브라이슨이 여성 구치소에서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브라이슨이 이날 오후 남성 구치소로 이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위험하다고 여기지 않길 바라며 여성에게 위험한 존재는 약탈적인 남성"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슨은 재판에서 4살 때 트랜스젠더임을 알았지만 29세가 돼서야 결정을 내렸고, 지금은 호르몬을 복용하고 수술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브라이슨의 전처는 이날 데일리 메일 인터뷰에서 그가 한 번도 성 정체성에 관해 말한 적이 없으며, 사법 당국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브라이슨에 대해 “감옥 생활을 더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발 가발에 핑크색 레깅스를 입은 여장 사진을 보고 웃다가 배꼽 빠지는 줄 알았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