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한국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킨 '구국의 작전'으로 평가받는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야간 명소화하는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침체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의 역사적, 건축학적 의미를 되살리고 문화적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야간 명소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은 인천상륙작전과 인천 개항 100주년을 기념해 1984년 개관했다. 대한민국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수근 선생이 설계해 건축학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하지만 그동안 노후된 등기구,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야간 안전 확보가 어려워 기념관의 상징성과 건축미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시는 스마트조명과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특화 디자인으로 기념관 일대를 시민과 방문객들을 위한 야간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전문가 자문 및 인천시 공공디자인위원회 심의를 거쳐 디자인 개발을 완료했으며, 오는 2월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시는 1단계 사업으로 기존의 고장난 조명기구를 철거하고 저비용 고효율의 LED로 감성 조명을 연출하고, 입구에는 미디어파사드를 오는 하반기 중 설치할 예정이다. 또 2층 벽면에 미디어파사드 구축 및 콘텐츠 개발, 미디어아트 쇼를 운영하기 위한 2단계 사업은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인천상륙작전을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버금가는 국가급 행사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유정복 시장의 계획과 연계해 다양한 역사, 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 75주년이 되는 2025년에는 상륙작전 참가 8개국 정상과 참전용사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개최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부터 일회성 기념행사가 아닌 기념주간을 지정하고 한미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를 비롯해 국제안보포럼, 참전용사 호국보훈 문화체험, 9·15 마라톤대회, 안보 그림그리기 대회, 인천상륙작전 영화 상영 등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해외 초청 인사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등 기념사업 규모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은정 인천시 도시디자인단장은 “인천의 가치를 품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의 교육적 의미를 잘 전달하고 해외의 기념관, 메모리얼 파크처럼 사실적 설명보다 관객이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대표 야간 명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1950년 9월 15일 작전명 '크로마이트 작전'으로 단행된 인천상륙작전은 한·미·영 등 8개국 261척의 함정이 투입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 상륙작전으로 기록됐다. 당시 연합군은 북한군의 측면을 공격해 90일 만에 서울을 수복하는 등 한국전쟁의 전세를 일거에 뒤엎었다.
하지만 이를 기리는 기념행사는 참전용사와 유가족 중심의 기념식과 몇 가지 추모식이 전부일 뿐이다.
반면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식은 매년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진다.
화해와 외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노르망디작전 기념식에서 각국 정상과 참석자들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작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얻은 자유의 중요성을 후세에게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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