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방한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신냉전’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대결 행각이자 전쟁의 전주곡”이라며 맹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북한 국제정치연구학회 연구사 김동명이 전날 발표한 ‘나토 사무총장의 행각은 아시아판 나토 창설을 부추기자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이같이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연구사는 한일을 잇달아 방문하는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을 겨냥해 “남조선과 일본행각에 나섰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대리전쟁 마당으로 만들어놓은 군사기구의 고위책임자”라고 직격했다. 이어 “자기의 작전 영역도 아닌 수륙만리 떨어진 동반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날아든다는 사실 자체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오래전부터 나토가 유럽방위에 국한된 자기의 세력권을 세계의 전략적중심으로 떠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까지 확대해보려고 끈질기게 시도해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서방의 땅크제공 결정으로 우크라이나 사태가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는 때에 남조선과 일본에 날아든 나토 사무총장이 이번에도 그들에게 ‘중국위협론’을 부단히 불어넣으며 ‘아시아판 나토’ 창설의 필요성을 재삼 강조하고 대우크라이나군사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 대해 단단히 신칙하고 압을 가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토에 흘러드는 남조선과 일본의 무장장비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나타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이달 27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와 29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 계획을 이처럼 맹비난한 바 있다. 미중 갈등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역내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향후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대북 확장억제력 제공을 확대할 가능성을 두고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연구사는 한일을 향해서는 “지역에 불청객을 끌어들여 제 볼장을 보려는 남조선과 일본은 안보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극도의 안보 위기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전쟁과 대결의 대명사인 나토가 지역에 군홧발을 들여놓는 것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좋은 일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지역나라들과 국제사회는 아시아·태평양으로 향한 나토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는 데 대해 최대로 각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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