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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치기 나선 에르도안…"핀란드 단독 나토가입 허용할 수도"

튀르키예 "핀란드에만 다른 반응 줄 수도" 여지

스웨덴 反튀르키예 시위 이후 강경 입장

동반 가입 추진하던 핀란드 고민 깊어질 듯

7월 나토 정상회의 전까지 설득해야

T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합류의 ‘마지막 걸림돌’ 튀르키예가 핀란드에만 가입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자국 규탄 시위가 벌어진 스웨덴에 대해서는 강경한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갈라치기에 나선 가운데 7월에 양국 모두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려는 나토의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한 방송에서 두 나라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필요시 우리는 핀란드에 대해서는 다른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며 "스웨덴은 이 반응에 충격을 받게 되겠지만, 핀란드는 스웨덴과 같은 실수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덴 측에는 재차 PKK 관련자 신병 인도를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미 인도를 요구한 120여 명의 테러리스트들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매우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이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한 이래 에르도안 대통령이 부분적인 나토 가입 허용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분리주의 세력인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양국 모두의 나토 합류를 반대해왔다.



21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반튀르키예 시위에서 시위대가 에르도안 대통령 현수막을 짓밟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이 같은 태세 전환은 이달 21일 스웨덴 스톡홀롬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근처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 사본을 불태우는 등 반(反)튀르키예 시위가 벌어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격분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은 나토 가입 지지를 기대해선 안 될 것"이라며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나토 가입시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 가운데 현재 최종 가입비준안 가결을 하지 않은 곳은 헝가리와 튀르키예 뿐이다. 헝가리가 2월까지 비준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튀르키예가 최종 결정권을 쥔 셈이다.

이에 7월 리투아니아에서 예정된 나토 정상회의에서 스웨덴과 핀란드 가입을 통과시키겠다는 당초 구상에 암운이 드리웠다. 외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5월 차기 대선을 앞둔만큼 입장을 바꾸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에르도안은 보수층 및 민족주의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확고한 입장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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