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에 도입됐던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차별적인 헌혈 제한 규정이 사라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헌혈 희망자가 사전에 제출하는 설문지에서 동성·양성애자에게만 묻던 별도의 성관계 관련 질문을 삭제하는 새로운 지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헌혈을 원하는 동성·양성애 남성의 성관계 제약을 최소화한 규정을 수개월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남성 동성·양성애자가 헌혈하려면 ‘지난 3개월간 새로운 파트너와 항문성교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해야 하며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 헌혈이 불가능하다.
FDA는 2015년 헌혈 직전 1년간 성관계를 하지 않은 동성·양성애자만 헌혈할 수 있도록 했고, 최근 코로나19로 혈액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이 기간이 3개월로 단축한 바 있다.
FDA는 향후 60일간 새 지침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뒤 최종적으로 헌혈 규정 변경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헌혈 제한이 사라지더라도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을 막기 위한 ‘노출전예방요법(PrEP)’ 등 약물 사용자는 마지막 복용으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헌혈할 수 있다.
한편 캐나다와 영국은 이미 동성·양성애자에 대한 헌혈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