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반려견과 훈훈한 매력의 배우들이 영화 '멍뭉이'로 뭉쳤다. 이들이 함께하는 여정을 통해 반려견의 의미와 유기견의 아픔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따뜻한 감성을 건드릴 작품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멍뭉이'(감독 김주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김주환 감독, 배우 유연석, 차태현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멍뭉이'는 견주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유연석)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차태현),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만남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영화 '청년경찰', '사자' 등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 감독은 "'멍뭉이'는 반려견이 유일한 한 남자가 있는데, 새로운 가족을 맡게 되면서 고민에 빠진다. 반려견과 함께할 수 없어서. 친척에서 sos를 친다"며 "그 과정에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여정을 찾아간다"고 소개했다.
작품을 기획하게 된 의도는 실제 반려견과의 이별 때문이었다고. 김 감독은 "본가에 10년 넘게 기르던 강아지 두 마리가 있다. 어느 날 부모님과 식사하는데 느낌이 이상하더라"며 "'강아지 잘 있냐'고 물었는데, '무지개다리 건넜다'고 하더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주제는 반려견은 함께해야 되는 가족이라는 거다. 사람들에게 이런 걸 감정적인 톤으로 얘기하고 싶었고, 세상의 강아지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제목에 대해서는 "반려견을 댕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등 많은 별명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멍뭉이라는 게 사랑스럽더라"며 "따뜻한 사람에게도 멍뭉이라고 부르지 않냐. 그게 좋아서 붙였다"고 했다.
강아지 캐스팅은 역할에 맞게 했다고. 김 감독은 "주인공 루니는 견공 계의 미스터 코리아와 같다. 크기도 크고 털도 예뻐서 얼굴로 뽑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영화를 통해 '너무 많은 강아지들이 버림을 받으니 그걸 다 껴안았으면 좋겠다'는 걸 전달하고 싶어서 일부러 믹스견과 유기견을 모았다. 준비하면서 강아지가 바닥 긁는 소리가 그래서 개 발톱을 뽑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들었는데, 퍼그가 그 역할을 해준다"고 했다.
차태현은 "촬영이 약 한 달 지연됐는데, 강아지가 훌쩍 크더라. 몰라볼 정도였다"며 "감독님이 대역견들을 쓸 수 있는데 아이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캐스팅을 번복하지 않더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김 감독은 "멀리서 찍는 방법을 택했는데, 이걸 위해 영화 '반지의 제왕'을 공부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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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들과 함께하는 촬영은 쉽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어렵다고 해서 강아지 영화를 안 찍으려고 했는데,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한 거다. 성견과 아기견들이 있는데, 아기견들은 통제가 안 된다"며 "자연스럽게 냅뒀고, 다큐멘터리 식으로 찍었다.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좋았다"고 했다. 강아지 컨디션에 대해서는 "안전과 날씨가 급변하는 걸 생각해서 차 한 대에 계속 에어컨을 켜놨다. 강아지를 위해 하는 영화인 만큼, 우선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경찰'에서 브로맨스의 끝판왕을 보여준 김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다른 결의 케미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청년경찰'은 젊은 아이들의 티키타카가 있는 코미디였다면, '멍뭉이'의 민수와 진국은 관계 자체가 친척이고 인생의 역사를 같이 했다. 더 깊은 이야기인 결혼, 인생, 꿈의 상실을 밝은 톤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김 감독에 대한 믿음이었다. 유연석은 "브로맨스가 돋보인 '청년경찰'을 재밌게 봤다. '감독님이 차태현과 나의 형제 케미도 잘 살려줄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로 시작했다"며 "그런데 형제 케미뿐 아니라 개들과의 케미까지 다 살려주더라"고 미소를 보였다. 차태현은 "감독님의 전작을 정말 재밌게 봤다. 깔끔한 시나리오도 장점"이라고 했다.
유연석은 반려견 루니를 위해서 6시 칼퇴를 고수할 정도로 사랑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질 위기에 빠진 민수 역을 맡았다. 그는 "새로운 보호자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촌 형에게 SOS를 치고, 함께 루니의 진정한 가족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고 말했다.
민수의 고민을 해결해주 다가 계획에도 없이 집사 인생을 시작한 진국을 연기한 차태현은 "처음으로 강아지 집사를 해보는 인물이다. 인생 자체가 위긴데, 꿈이 있지만 잘 안되고 빚도 많다"고 소개했다.
차태현과 유연석은 15년 전 드라마 '종합병원2'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유연석은 "과거 차태현과 만났을 때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다. 영화에서 또 호흡을 맞춰 반갑더라"며 "우리가 친척 형제로 나오는데, 서로 편했다. 케미가 영화 속에서 보이지 않았을까"라고 떠올렸다.
15년 전 '종합병원2'에서 촬영장에서 유연석과 차태현이 찍었던 사진이 영화에도 등장한다. 유연석은 "사진 찍는 게 취미여서 폴라로이드를 갖고 다녔다. 완도를 갔을 때 차태현과 둘이 폴라로이드로 찍어놨는데, 내가 그걸 갖고 있더라"며 "그 자료를 감독님께 드려서 친척 케미가 완성됐다"고 자랑했다.
이를 들은 김 감독은 "버디물에 제일 중요한 건 주연 배우의 케미다. 전작을 함께한 정말 좋은 분들이 아니나 다를까 현장이 정말 좋았다"며 "차태현이 이끌고 유연석이 채워줬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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