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X정은채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현실 연애 익숙함과 이질감 사이(종합) [SE★현장]

형슬우 감독과 배우 강길우, 정다은, 이동휘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감독 형슬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가 애매모호한 현실 연애의 감정을 건드렸다.

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형슬우 감독과 배우 이동휘, 강길우, 정다은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해외 체류 중인 정은채는 참석하지 못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몇 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준호(이동휘)와 그를 위해 꿈을 포기하고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든 아영(정은채)은 부딪혀 이별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다.

작품은 사랑하는 과정부터 아닌, 연인의 이별부터 시작한다. 형 감독은 “애초 마지막 화실 장면만 있는 단편 영화였다. 단편의 아쉬움이 있어 두 사람이 (화실에서) 어떤 일이 있어서 말로 칼싸움을 하는 걸까 고민하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썸타고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이 순차적으로 있는 작품도 있지만, 다른 시각에서 다가가고 싶어서 이별의 방점을 찍은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품 초반 오랜 연인인 준호와 아영은 권태기를 겪고 있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됐는지, 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지 물음표가 던져진다. 형 감독은 이에 대해 “전사를 다 담기 어려울 것 같아 시나리오 단계에서 걷어냈다. 후반전 끝내고 지쳐 누워있는 느낌의 연인이라 알콩달콩한 느낌을 삭제한 것”이라며 “관객들이 보기에 이제 두 사람은 끝났다고 느끼게 하게 했다. ‘왜 둘이 시작했는지?’라는 것이 콘셉트”라고 말했다.

배우 이동휘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감독 형슬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이동휘는 생활 연기 속 특유의 코미디로 웃음을 담당한다. 그는 “감독님이 새로 쓴 시퀀스가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다큐멘터리처럼 리얼한 모습 그대로를 나열하며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극적인 상황, 신선한 설정이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풍부해지는 것을 좋아한다”며 작품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이어 “준호가 담이 와서 한 쪽밖에 못 쳐다보는 상황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아이러니함이 인생 같다고 생각했다”며 “현실의 땅을 밞고 있는, 주변에 보일 법한 캐릭터를 중요시하면서 표현하고 싶었다. 평범한 인물에 대해 평상시에도 호기심이 많아 그려보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휘는 애드리브와 대사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그는 “워낙 장난기가 많아서 현실성 있게 표현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만화 같은 상상을 한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밸런스를 건들지 않는 것을 염두하고 온몸으로 ‘와호장룡’을 생각하면서 연기해 봤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정은채 스틸 / 사진=영화특별시SMC

정은채는 꿈과 현실,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갈등하는 30대 여성 그 자체다. 오랜 연인을 놓지 못하고 있다가 폭발하는 모습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형 감독은 정은채 캐스팅에 대해 “익숙하면서도 어느 지점에서는 이질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저런 미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이동휘 옆에 붙였을 때 조합이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동휘는 “정은채는 초상화에서 걸어 나온 것 같은 분위기가 있는 배우”라며 색다른 호흡에 만족해했다.

형슬우 감독과 배우 이동휘, 정다은, 강길우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감독 형슬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 사진=김규빈 기자

강길우가 연기한 경일은 이른 바 ‘벤츠남’으로, 아영과 핑크빛 무드를 조성한다. 준호와는 정반대 스타일인 경일은 파문을 일으킨다. 강길우는 “형 감독님이 재밌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만드는 분”이라며 “이전에 봤던 감독님의 작품들 못지않게 재밌게 그려졌다고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동휘, 정은채 배우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고 하기도. 이어 “정은채는 실제로 보면 아우라가 대단하다. 촬영 초반에 그 아우라를 이겨내느라 애먹었다”면서도 탁월한 호흡을 자랑했다.

정다은은 준호의 새로운 연인 안나 역을 맡았다. 그는 “안나는 20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자신감 넘치는 캐릭터”라며 “처음 안나를 봤을 때 지금의 나는 이런 모습이 없는데 그때를 생각하며 연기를 하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나가 왜 준호를 좋아하게 됐는지 의문이 들어 감독님께 물어봤다”며 이유를 담은 장면이 추가됐다고 털어놨다. 오는 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