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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비' 조진웅·이성민·김무열, 보이지 않는 힘과 권력의 소용돌이 속으로(종합) [SE★현장]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과 이원태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악인전'으로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 이원태 감독이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명품 배우인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과 손을 잡았다. 영화 '대외비'로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이야기하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겠다는 포부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작품이 올봄, 극장가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원태 감독,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외비'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조진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이성민), 행동파 조폭 필도(김무열)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 드라마다.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초청작 '악인전'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은 작품의 배경을 1992년 부산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199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졌다. 현행법상 최초로 정치적 격돌이 있던 시기"라며 "전쟁 이후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 몰려들면서, 부산이 대한민국 역사성과 문화를 상징하게 됐다. 부산의 거칠고 투박한 정서가 범죄 누아르 장르에 잘 맞겠다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전작 '악인전'과 차별점은 본질적인 이야기였다. 이 감독은 "'악인전'은 액션 누아르에 가까운 영화다. '대외비'는 인간의 욕망, 권력, 배신 등을 깊이 다룬다"며 "우리나라에 좋은 누아르 영화가 많은데, 또 다른 이야기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세 남자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도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방송인 박경림과 배우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이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 감독은 "이야기가 시작되는 중심 소재가 비밀문서다. 이를 손에 쥔 해웅이 순태, 필두와 함께 일을 벌이는데, 그런 의미에서 '대외비'"라며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가 모르거나 무시하고 살고 있는 현실을 다루는데, 그 자체가 대외비가 아닐까"라고 소개했다.

배우들도 제목의 의중적인 의미와 메시지에 이끌려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제작진의 꾐에 넘어갔다. 워낙 잘 알고 있었고, 작업도 같이 해봤던 분들이라 신뢰가 높았다"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재밌어서 단번에 승낙했다. 제목이 왜 '대외비'인지 이해하면서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은 "시나리오가 매력적이었고, 이원태 감독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조진웅과 연기할 수 있다는 점도 설렜다"며 "무엇보다 내가 맡게 된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고 자랑했다.

김무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대외비가 있지 않냐. 이 부분이 시나리오에 현실적으로 그려져 있더라"며 "이원태 감독님과는 두 번째 작업이라 워낙 믿음이 갔다. 조진웅, 이성민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것도 영광스러워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배우 조진웅이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배우 이성민이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이 감독은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해웅은 동네 좋은 형이면서 지켜야 할 가정이 있고, 살아갈 명분이 있는 인물인데, 사회적으로 생존 위기에 몰리면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악의 축으로 들어가면서 변한다. 일상 모습과 변해가는 미세한 디테일, 변하고 난 뒤에 무서움을 모두 풀 수 있는 배우는 조진웅이라고 확신했다"며 "부산이 배경이기 때문에 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 특유의 감성이 필요했는데, 이 역시 조진웅이었다. 가성비 넘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무열은 '악인전'으로 함께했는데, 당시 형사 역할이어서 다음 작품에 깡패 역을 시켜보고 싶더라. 또 조진웅과 나란히 서 있는 김무열에게서 다른 에너지가 나올 것 같았다"며 "처음에 이성민에게 제안했을 때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그런데 나도 각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성사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웅은 만년 국회의원 후보로, 밑바닥 정치 인생을 끝내고 싶어 권력을 향해 돌진하는 해웅 역을 맡았다. 그는 "사람이 언제나 정의로울 수 없지 않냐.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알고, 거게에 항변할 수 있는 게 우리"라며 " 해웅을 연기하면서 나에게도 저런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게 괴로웠지만, '그게 내 모습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만드는 게 의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배우 조진웅, 이성민이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이성민은 정치판을 뒤흔드는 숨겨진 권력 실세 순태로 분한다. 이성민은 조진웅과 '보안관', '공작' 등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성민은 "조진웅과 같이 연기하는 건 설레는 일이다. 다음에 또 작품을 같이 하게 된다면, 그 영화를 선택하는 첫 번째 이유가 조진웅이 될 것"이라며 "조진웅과 연기하는 신들의 앙상블이 상상보다 좋다. 그 이상의 케미는 배우로서 없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를 들은 조진웅은 "존경하는 선배다. 가장 어려운 문제점에 봉착했을 때 가장 현명한 대안을 주는 분"이라고 감사했다.

배우 김무열이 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기자


김무열은 정치 깡패로 도약을 꿈꾸는 행동파 조폭 필도를 연기한다. 그는 "체중 유지를 많이 신경 썼다. 아무래도 주먹을 쓰는 캐릭터라 그런지, 촬영 한 달 전에 감독님이 '증량해야 될 것 같다'고 하더라"며 "열심히 먹으면서 한 달 만에 12~13kg을 증량했고, 촬영 내내 유지하려고 많이 먹었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이번 작품을 통해 부산 사투리에도 도전했다고. 그는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 부산 사투리를 전혀 사용할 줄 몰랐다. 사투리 연기는 하지 않으려 했는데, 감독님의 제안에 홀린 듯이 시작한 것"이라며 "감독님이 경상도 분이고, 선배님들도 경상도 분이라 현장에서 든든한 아군이었다"고 떠올렸다. 오는 3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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